우주 여행, 브랜슨 VS 베이조스, 한국은?

우주 여행, 브랜슨 VS 베이조스, 한국은? (1)

Que sais 2021. 7. 9. 10:37

https://youtu.be/mvW_e6Ksx80

<민간기업 우주 경쟁>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하여 우주 개발에 적신호가 올랐는데 20206월 그야말로 놀라운 발표가 세계를 강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민간 기업 <스페이스 X>가 재활용 로켓 팰컨 9으로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발사에 성공하여 새로운 우주여행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유인우주선을 띄운 국가는 미국·중국·러시아 등 3개국에 불과한데 정부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것이다. 크루 드래건은 높이 8.1m, 지름 4m의 캡슐형 우주선으로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벤켄 두 명이 탑승했고 발사 19시간 8분 후 고도 약 400상공에 떠 있는 러시아의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 ISS300400지구 상공에서 궤도를 돌고 있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으로, 지구 밖 우주 공간에서 인간이 머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스페이스 X

크루 드래건은 기존 우주선과 조작 형태부터 다르다. 일반적인 버튼 대신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하는 차세대 우주선이다. <스페이스X>는 기존 화물 운반용 우주선을 유인선으로 개조했는데 최대 수용 인원은 7명이다. 두 명의 우주비행사는 ISS에서 최장 4개월 동안 머물며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스페이스 X>의 발사성공은 냉전 시대 이후 지속된 정부 주도의 우주전쟁즉 우주개발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과거엔 군사적 목적이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서였지만 상업적인 목적으로 우주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민간 우주개발의 원동력은 효율성과 경제성이다. 민간 우주탐사기구인 <플래니터리 소사이어티> 분석에 따르면, 크루 드래건 개발에 미 항공우주국(NASA)이 분담한 비용은 17억 달러로 아폴로 우주선개발 비용 309억 달러의 18분의 1 수준이다.

그의 발사성공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전문 우주인이 아닌 일반인도 우주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기반으로 우주관광 스타트업 회사인 '엑시옴 스페이스'와 협업해 20221월부터 본격적으로 우주 관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는데 놀랍게도 우주여행 표가 무려 5,500만 달러인데도 총 3장의 표가 모두 예약되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회사 코너그룹의 래리 코너, 캐나다 투자회사 매버릭 코퍼레이션의 마크 팬시 등이 티켓을 샀다고 알려진다. 일본 패션 기업가인 마에자와 유사쿠는 스페이스X의 달 여행 티켓을 구매했는데 2023년 출발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하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

엑시옴 스페이스1년에 두 차례씩 ISS에 관광객을 안내하는데 ISS가 러시아 우주정거장이라는 점에서 탈피하여 2024년부터 별도의 우주호텔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2027년 완공 예정인 우주호텔은 내부에 거대한 공간과 전망대, TV 같은 편의 시설을 갖추고 관광객들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우주 관광 사업이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오비탈 어셈블리(OAC)는 보다 야심찬 우주호텔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최대 400명까지 머무를 수 있는 우주 호텔을 갖춘 우주 정거장 건설하겠다는 것으로 지구 저궤도 우주 공간에 들어서는데 정거장의 이름은 보이저 스테이션이다. 쉽게 말해 인공 중력 시스템을 갖춘 세계 첫 상업용 우주 호텔이다.

지름이 200m에 달하는 수레바퀴(대관람차) 모양의 이 정거장은 큰 원을 그리며 빠르게 회전하는 동시에 달의 중력과 비슷한 지구 중력 약 1/6 수준의 인공중력을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보이저 스테이션에는 길이 20m, 12m 크기의 통합형 거주 모듈 24기가 들어선다. 여기에는 호텔방과 식당, 영화관 등의 편의 시설이 갖춰진다. 운동이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되며, 저중력 상태에서 농구나 트램펄린 또는 암벽등반도 가능하다. 2025년 조립에 나서 2년 뒤인 2027년부터 우주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본격적인 우주 관광 사업이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우주 관광 사업을 언론 및 엔터테인먼트에서 잠자코 있을리 만무다.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와 러시아 방송사 채널원은 유명 영화배우 율리야 페레실트 등을 ISS에 보내 도전이라는 영화를 촬영한다. 페레실트ISS 우주인을 구하기 위해 파견된 외과의사 역할을 맡는데 주인공으로 할리우드의 톰 크루즈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할리우드 유명배우가 ISS를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은 과거와 달리 국가의 허가 없이도 우주로 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스페이스 X를 주관하고 있는 머스크는 이 표가 비싼 이유로 ISS에서의 숙박료는 물론, 공기와 물, 화장실 사용에도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SS 숙박료1인당 1박에 35,000달러, 인터넷 사용 시 1기가바이트(GB)50달러이고 우주로 가기 위해 무중력상태를 대비한 15주의 강도 높은 훈련을 요청했다. 훈련을 마치면, 관광객들은 총 10(왕복 2, ISS에서 8) 동안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는데 ISS는 저궤도에서 매일 지구 주변을 15.7바퀴 돈다. 관광객은 하얀색 우주복을 입는데 이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추어 여압(與壓)장치, 온도조절장치, 커뮤니케이션장치 등이 탑재돼 있다.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우주헬멧은 로켓발사 시 생기는 소음을 차단해 청력을 보호한다.

<불붙은 우주 관광>

10일간의 우주여행5,500만 달러라니 놀랍지만 우주 관광객을 받는다는 것은 일론 머스크의 아이디어는 아니다.

전문 우주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우주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무려 2,0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내고 국제우주정거장 ISS에서 8일간을 머물다 귀환한 미국인 기업인 데니스 티토가 증명했다. 그는 몇 달 간의 간이 우주비행에 대한 훈련을 받고 20014ISS에 탑승하여 8일 동안 우주에 체류했다.

ISS에서 수행한 공식적인 임무는 없고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으면서 그야말로 관광객으로 전 일정을 보냈다. 8일 동안 우주선 안에 탑승하는 조건으로 2,000만 달러를 지불한다는 것이 매우 비싸다고 생각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티토의 우주관광은 상업 우주여행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기염을 토했다.

 

ISS에서 데니스 티토의 무중력 유영

우주여행 비용이 비싼 이유는 대부분의 로켓은 한 번 사용하고 버리기 때문이다. 우주왕복선조차 외부 탱크는 비행할 때마다 버려진다. 이를 400여 명이 탑승하는 보잉747에 비견하면 이해하기 쉽다. 400명의 승객이 탑승했다고 하더라도 편도 비행만 가능하다면 적어도 일인당 서울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375,0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까지 데니스 티토처럼 2,000만 불을 지불하고 우주여행을 한 사람은 8명이나 되며 일론 머스크는 이런 우주 관광을 자신의 스페이스-X를 통해 추진한다는 설명이지만 그에게 한 가지 약점이 있다.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정거장을 갖고 있는 러시아의 ISS를 활용해야하므로 5,500만 달러라는 엄청난 탑승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우주관광을 즐긴다고 하지만 실제로 5,500만 달러를 지불하고 10일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자 머스크의 경쟁자인 아마존사의 베이조스와 버진사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놀라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들은 2022년이 아니라 20217에 사상 최초로 우주 관광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머스크와는 상당히 다르다. 머스크는 러시아의 ISS와 연계하여 약 10일간의 본격적인 우주 여행을 진행하지만 이들은 단 몇 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우주여행의 참 맛은 무중력상태를 우주공간에서 체험하는 것이므로 이를 상업용 우주선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디어의 핵심은 우주 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탄도 비행하는 준궤도여행으로도 무중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 ISS와 같은 우주정거장이나 인공위성의 궤도까지 올라가 장시간 머무는 궤도 여행이 아니라 인공위성 궤도보다는 낮은 약 100고도까지 올라가 몇 분간 머문 뒤 다시 내려온다는 것이다.

 

지구대기와 우주공간의 경계

고도 100킬로미터가 기준이 되는 것은 이를 경계로 우주 영역으로 인정하기 때문으로 이를 카르만 라인이라고 부른다. 물리학자이자 엔지니어였던 카르만(Theodore von Karman)이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선을 고도 100km로 설정했는데 이 카르만 라인을 넘어야 우주에 진입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러시아 우주정거장(ISS)서 고도 100km 정도까지 다녀오는 여행은 준궤도 또는 준우주 여행이라 볼 수 있는데, 러시아의 ISS가 지구상공 400㎞ 위를 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준궤도여행은 매우 낮은 높이인데 핵심은 이 고도에서도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준궤도여행은 현재 여러 업체들이 진행하고 있는데 유럽 합작 항공기 제조사인 EADS(European Aeronautic Defence and Space)의 준궤도여행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우주관광선은 1명의 조종사와 4명의 관광객으로 제한된다. 일정은 다음과 같다.

 

우주 왕복선이 우주 공항 활주로를 달려 이륙한다. 이때 탑승객은 반쯤 누운 자세가 된다. 천장과 바닥에도 창문이 나 있다.

 

항공기처럼 천천히 고도를 높이던 우주 왕복선은 지상 12km 상공에서 로켓 엔진을 점화해 80초간 수직 상승한다. 탑승객은 이 순간 엄청난 중력 가속도를 느낄 수 있다.

 

지상 100km 상공에 도착한 우주 왕복선이 자유 낙하를 시작하면, 탑승자들은 약 330초간 무중력을 체험한다.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한 우주 왕복선은 지상 10km부터는 다시 글라이더처럼 활공을 한 다음 활주로에 착륙한다.

 

우주를 다녀오는 전체 관광 일정은 1시간30으로 비행선 안에서 우주인들처럼 둥둥 뜬 상태에서 무중력을 몸으로 느끼면서 태양과 달을 배경으로 비록 3분간이지만 지구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이 방식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최초의 우주관광객인 데니스 티토2,000만 달러에 거의 100분의 1정도인 20265000달러 수준이다.

이와 같이 우주여행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준궤도여행용 우주비행선은 우주여행을 마친 뒤 본체가 항공기처럼 활강해 착륙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같은 우주선으로 여러 차례 재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이륙할 때는 모() 항공기로 우주선을 높은 상공까지 끌어올린 뒤 발사할 수도 있으므로 연료비도 절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