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중국의 김치공정 6

길 잃은 중국의 김치공정(6)

9세기 말 20세기 초 중국 산동에서 건너온 화교에 의해 결구배추가 보다 배급되기 시작했다. 이 말은 결구배추의 도입이 생각보다 매우 늦었다는 것으로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100여 년에 지나지 않는다. 19세기 말에 발간된 『시의전서』에 처음으로 통배추에 대한 기록이 나왔을 정도이다. 그런데 1906년 지금의 전신인 이 설립되면서 품질이 우수한 배추 품종을 재배하는 육종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일본의 종묘 회사를 통해서도 배추 종자가 들어왔다. 바야흐로 배추의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가 오늘날 주로 먹는 김장김치의 결구배추가 우리나라에 제대로 보급된 역사는 겨우 100년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물론 배추 없이도 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치의 재료로 무나 순무를 가지고 깍두기와 나박김치..

길 잃은 중국의 김치공정(5)

세계인들을 매료시키는 현재의 김치 특징은 젓갈과 고춧가루가 풍성하게 들어가 있는 배추김치를 뜻한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치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빨간 고추와 배추를 연상하는데 놀랍게도 고추와 배추는 그다지 오래된 식품이 아니다. 고추에 대해 먼저 설명한다. 우선 김치에 고추가 들어가게 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이는 고추는 신대륙의 산물로 기본적으로 1600년대 초에 전래된 식품이기 때문이다. 16세기에 중국에서 발간된 『본초강목』에는 고추에 관한 언급은 없고, 다만 일본의 『초목육부경종법』에 1542년 포르투갈 사람이 고추를 전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약간 늦은 1614년 이수광이 작성한 『지봉유설』에 고추를 ‘남만후추’라고 쓰고 있다. ‘남만후추는 큰 독(毒)을 가지고 있다. ..

길 잃은 중국의 김치공정(4)

학자들이 후각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자 학자들은 후각정보 역시 시각정보처럼 몇 가지 기본 값의 조합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무어 박사는 38개의 원취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자들의 시도는 실패했다. 간단한 예로 새콤한 레몬 향기는 다른 어떤 과일 향기를 섞어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후각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인간이 두 발로 서서 걷게 되면서, 코가 땅 위에서 떨어진 만큼 인간의 후각도 쇠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외국에서 살아 본 사람들이 평소에 김치를 먹고 살기 때문에 항상 주위에 냄새가 퍼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특히 손님을 초청이라도 할 량이면 몇 일 전부터 김치 냄새 등을 제거하기 위해 부산을 떨며 김치 등을 먹지 않기도 한다. 그..

길 잃은 중국의 김치공정(3)

김치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마늘을 양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마늘에는 탄수화물(스크로토스)과 아미노산의 일종인 알리닌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다. 알리닌을 다지거나 조직을 파괴하면 마늘 특유의 냄새가 나는 알리신이라는 물질로 바뀌는데 이것이 몸 안에서 힘을 만드는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몸 밖으로 배설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강장 효과를 나타내며 신경안정 작용도 있어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마늘은 일찍부터 혈액 중의 피브리노겐 수준을 낮추고 혈액응고 시간을 길게 하며, 피가 엉겨 있는 혈전(血栓) 용해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져 동맥경화증이나 순환기 계통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파 역시 마늘과 같은 자극성을 갖고 있는데 파의 녹색 부분에는 비타민 A와 C가 많이 들어 있다. 오..

길 잃은 중국의 김치공정(2)

김치에 대한 기록은 고려시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고려시대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서 김치무리 담그기를 염지(鹽漬)라고 했고, 1518년의 『벽온방』에는 “무딤채국을 집안사람이 다 먹어라”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근래에 발견된 전순의(全循義)가 저술한 『산가요록』 김치의 종류가 무려 38가지나 기록되어 있다. 『산가요록』은 세종 때인 1450년경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책에는 배추김치, 금방 먹는 김치, 송이김치, 생강김치, 동아김치, 토란김치, 동침, 나박김치 등 이름을 일일이 나열했다. 그런데 학자들은 김치라는 말 자체는 상당히 후대에 생겼다고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600년대 말엽의 요리서인 『주방문(酒方文)』에서는 김치를 ‘지히(沈菜)’라 했다. 지히가 조선 초기에 ‘팀채’가 되고 ..

길 잃은 중국의 김치공정(1)

한국인이라면 적어도 김치, 고추장, 된장찌개 먹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김치를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으로 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에게 김치 공수가 시작되며, 우주인 이소연을 위해 특별우주김치를 만들어 공급하기도 했다. 한국이 비약적인 경제 발전 등으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자 김치에 대한 시각도 달라져 그야말로 놀라운 구호들이 등장한다. ‘일본과 중국을 점령한 김치의 맛’ ‘세계에 진출하는 김치’ ‘기무치가 아닌 김치’ ‘김치의 우수성 세계에 알리기’ 김치의 위상이 달라 외국인들이 김치에 매력되어 김치를 맛있게 먹는 것이 마치 한국의 위대함을 전파하는 메신저로 설명되기도 한다. 다른 말로 말한다면 김치가 우리의 가장 뛰어난 전통 음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