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반려동물 재판

중세 반려동물 재판(3)

Que sais 2021. 8. 12. 17:02

https://youtu.be/yvKy8PV_VTw

<일반 법정과 동일한 동물 재판>

인간에게 피해를 준 동물은 일반 범죄자와 똑같이 판사검사피고 동물 그리고 많은 방청객들이 참가한 정상적인 재판으로 진행됐다. 1494, 파리 동쪽의 한 농장에서 목동의 갓난아이가 살해된 사건은 가장 많이 인용되는 동물 재판이다.

 

농부인 아빠와 엄마가 집을 비웠고 젖먹이 혼자 요람에 누워 있다범인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무방비 상태의 희생자를 덮쳤다잔인한 살육으로 가엾은 아이가 죽었다범인은 곧바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다준엄한 재판관들에 의해 공적인 재판이 진행되었고 범인은 교수형을 선고 받았다범인은 돼지였다사람을 대상으로 한 재판과는 달리 경고를 위해 마을의 돼지를 모두 참석시켰다.’

 

증인 여러 명이 부활절 아침 아기를 요람에 홀로 남겨둔 날, 해당 돼지가 해당 시간 동안 해당 집에 들어와 아이의 얼굴과 목을 훼손하고 먹어치웠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들이 돼지가 어린아이를 죽였다는 현장을 목격한 것은 아니다. 정황상 돼지가 범인이라는 것이 인정되었다는 것으로 판사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결했다.

 

돼지의 어린아이살해

 

우리는 상기 범죄에 대한 혐오와 공포 속에서, 본보기가 만들어지고 정의가 유지될 수 있도록 상기 돼지가 생매장당하도록 명령한다.’

 

일반 법정에서 재판받는 동물은 거의 예외 없이 사형이 선고되었지만 교회는 다양한 기준에 의해 판결을 내렸다145712사비니에서 암퇘지 한 마리와 새끼 6마리5살의 아이를 죽인 죄로 재판정에 섰다. 돼지의 주인인 베일리감옥에 끌려갔다.

한 달 후 재판을 받았는데 3명의 변호사가 참석했다. 그들 중 한 명이상 돼지의 변호인이다. 기록에 따르면 9명의 증인의 증언했는데 판사는 돼지의 주인인 베일리가 돼지를 보다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하지만 어린아이의 살인에 대한 책임돼지에게 있다고 결정했다암퇘지는 분명히 주동자였으므로 판사는 돼지의 뒷다리를 나무에 매달아 처형하라고 선고했다. 문제는 돼지 새끼들의 처리인데 판사는 그들이 살인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근거로 석방했다.

경우에 따라 판사가 은총을 베풀기도 했다. 18세기 영국에서 마부가 사고로 죽자 말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그러나 말의 여주인이 판사의 선고를 듣고 기절하자 말은 사면되어 수레를 모는 대신 노동형으로 선고 받았다.

 

돼지 재판

동물은 피고석의 죄인으로만 출두한 것인 아니라 살인사건 공판의 증인으로 소환되기도 했다. 17세기 사보이에서 신이 살인범이 범망을 피해 나가도록 방임하기보다는 동물에게 말하는 능력을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자기 집에서 살인을 범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이 자기 집 가축들 앞에서 자신의 무죄를 맹세하는데 가축들이 항의하지 않으면 석방되었다.

엉뚱한 이유로 동물이 처형되는 경우도 있다. 나폴레옹 전쟁 중에 발생한 하틀풀(Hartlepool)에서 벌어진 원숭이재판이다. 프랑스 배가 영국 더럼 카운티의 하틀풀 해안에서 난파되었는데 유일한 생존자는 배의 마스코트인 원숭이였다하틀풀인들은 원숭이가 말하는 것을 프랑스어로 생각하여 원숭이를 프랑스 스파이로 인정했다. 원숭이는 곧바로 재판에 회부되어 간첩 혐의유죄 판결을 받고 해변에 매달렸다.

동물과의 재판에서 항상 동물만 피고인 것은 아니다특히 수간(獸姦)의 경우가 그러하다수간에 대해서는 1532년부터 황제 카를 5가 공포한 카롤리나 법전에 따라 형을 받았는데 기본은 사형이다카롤리나 법전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인간과 짐승남자와 남자여자와 여자가 불륜을 저지르면 화형시켜 그들의 삶을 구제해야 한다.’

 

이 조항은 모세의 십계명에서 간음하지 말라는 것을 원용한다. 간음하지 말라고 단순하게 규정하는 것을 각종 근친 상간, 수간의 금지 등으로 확대해석했다. 이것은 모세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을 때 각종 근친상간, 남색, 수간 등의 성적 범죄가 만연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당나귀 재판

여하튼 1602년 뉴욕 주의 헤븐에서 포터라는 사람이 개와 성교한 죄로 고발되었다포터는 후회한다는 증거로 개를 죽였지만 재판은 벌어져 포터에게 악마가 씌였기 때문에 개와 수간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처형당했다그의 뒤로 염소 1마리젓소 2마리 3마리돼지 2마리가 따랐다.

1750 암당나귀 한 마리와 수간한 남자가 재판을 받았다현장에서 체포되었는데 수녀원장당나귀 변호에 나섰다자신이 4년간 당나귀를 보았는데 항상 유덕하고 행실이 조신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암당나귀는 성폭력의 희생자라고 변호했다암당나귀는 곧바로 풀려났고 남자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해충의 피해는 교회에서 재판>

1471년 희안한 재판도 있었다. 스위스 바젤에서 수탉이 알을 낳았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은 것이다. 이는 수탉이 자연의 법칙을 어기고 알을 낳는 극악무도하고 부자연스러운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닭은 틀림없이 마술을 부려 알을 낳은 마녀 즉 변장한 악마즉 사탄으로 규정되어 화형이 언도되었고 산 채로 타 죽었다. 사형집행인은 비참한 수탉 안에서 세 개의 알을 더 발견했다고 말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노른자없는달걀(실미원)

이후에도 닭을 처형한 사건이 생겼는데 이번에는 노른자가 없는 달걀을 낳은 암탉이다. 변호사가 암탉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결론은 화형이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교회 당국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에 대해 재판했다. 그러므로 수탉이나 암탉의 자연의 빕칙을 어기는 일은 세속 법정이 아니라 교회에서 주재했다. 사실 교회는 일종의 성스러운 해충 방제 역할을 주도했다. 896년에 즉위한 교황 스테판 6는 로마의 시골 외곽에 성수로 살충제를 뿌렸는데 이는 교회가 신도들을 위해 해충 방제를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해충 처리교회의 업무였다.

14세기 독일 마인츠에서 주민들이 스페인 파리 몇 마리를 기소했다스페인 파리는 가축을 위협하고 초목을 파괴하므로 분노한 농부들은 교회 법원이 이 파리들을 제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교회 법원은 이들 파리가 떠날 수 있는 지역으로 나가달라고 추방을 명했다. 파리들이 법원의 명령대로 보호 구역으로 떠나지 않자 교회는 전가의 보도를 휘둘렀다. 파리가 계속 나타나는 것은 주민들의 경건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회의 이런 생각은 당대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1478, 스위스에서 딱정벌레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되었다로잔의 주교는 딱정벌레들의 농작물 침해를 강력히 규탄하고 그들이 농작물을 해치는 행동을 중지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곤충이 이를 무시하자 주교는 적대적인 딱정벌레에게 6일 이내에 땅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노아의 방주에 탄 승객이 아니므로 파문을 당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또한 그들이 떠나기를 거부하면, 그 이유를 아방쉬 교회에 출두하여 설명하라고 명령했다. 기록에는 딱정벌레들이 아방쉬 교회에 나타났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음 해에 다시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자 교회는 독일의 마인츠에서 파리 출현했을 때와 같이 해충의 지속적인 존재를 사람들의 죄 때문이라고 돌렸다. 해결책은 명쾌했다.

 

십일조를 더 내면 된다.’

 

교회가 왜 그렇게 해충 재판에 참여했는지에 대해 피터 리슨 박사는 흥미로운 이론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교회가 동물 재판을 십일조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리슨 박사는 해충들에 대한 파문이 있었던 곳은 십일조 수익이 특히 낮다는데 주목했다. 해충이 빈번히 출현하는 것은 주민들의 신심이 낮아서인데 이는 십일조 기여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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