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기누스 창(1)
예수가 골고다에서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세 개의 십자가가 세워졌다. 예수 외에 디스마스와 게스타스라는 두 강도인데 로마의 십자가형은 매우 고통스러운 처형이므로 로마 관습에 따라 죽음을 앞당기기 위해 다리를 부러트렸다. 로마병이 두 강도의 다리를 부러트린 후 예수에게 다가갔을 때 예수가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로마병은 예수가 사망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창으로 예수의 옆구리를 찔렀는데 상처에서 피와 물이 흘러 나왔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예수의 옆구리를 찌른 상처는 예수에 가해진 상처 중 5번째 즉 마지막인데 창으로 예수를 찌른 로마병은 백부장 롱기누스다. 그는 눈병을 앓고 있었는데 예수의 옆구리에서 떨어지는 물과 피를 맞고 눈병이 치유되었다고 한다.
롱기누스는 이를 기적으로 생각하고 추후 살아남은 사도들을 찾았고 현 터키 카파도키아의 가이사로 옮겨 수도사가 되었으며 그곳에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기독교의 성인(聖人)이 되었으며 현재 그의 석상이 교황청 성베드로 성당에 있는데 그는 롱기누스 창(Spear Longinus)을 들고 있다.
롱기누스 창 또는 그리스도의 창(Spear of Christ)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것은 예수와 직접 접촉한 3대 성유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롱기누스 창은 예수의 죽음과 뒤이은 부활의 증거로 간주되어 수많은 권력자들이 이를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누구든지 이 창을 소유하고 그것이 제공하는 힘을 이해하는 사람은 선악을 위한 세상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롱기누스 창을 소유한 사람은 선이든 악이든 세상의 운명을 짊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콘스탄틴>
롱기누스 창을 복잡하게 얽어 맨 것이 2005년 미국 슈퍼히어로 공포 영화로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콘스탄틴」이다. 전개되는 내용은 매우 복잡한데 영화는 ‘운명의 창(롱기누스 창)을 가진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 후 사라졌다.’라는 자막으로부터 시작된다. 롱기누스 창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소 이야기가 길지만 설명한다.
‘멕시코 시골의 청소부 마누엘은 오래된 교회 폐허에서 나치 깃발 싸인 선봉을 발견했는데 나중에 ‘운명의 창’으로 알려진 ‘롱기누스 창’이다. 이 창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마누엘이 교통사고로 즉사하는데도 다시 살아나 미국으로 향한다.
인간의 형상을 한 혼혈 천사와 혼혈 악마가 존재하는 세상. 태어날 때부터 그들을 구분하는 능력을 타고난 존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은 자신의 능력을 저주하며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담배를 마구 피운 덕에 폐암에 걸려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그 후 다시 살아난 그는 천국과 지옥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에 존재하는 악을 지옥으로 돌려보내는데 앞장선다. 그래야만 지옥으로 가게 되어 있는 자신의 운명이 뒤바뀌어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사벨 도슨이 정신 병원에서 자살하는데 그녀의 쌍둥이 자매인 안젤라 도슨(Angela Dodson) 형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사벨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그녀는 이사벨이 콘스탄틴이란 이름을 거명한 것을 알고 콘스탄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콘스탄틴은 잠시 지옥으로 이동하는데 그곳에서 이사벨이 자살을 영원히 반복해야 하는 저주를 받았다는 것을 발견한다. 콘스탄틴은 안젤라에게 이사벨의 본성을 보여준다. 이사벨은 십대 때 자신의 환상을 피하기 위해 자살했고 그녀의 영혼은 지옥으로 보내졌다는 것이다. 자살한다는 자체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기독교에서 영혼은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콘스탄틴은 루시퍼(Lucifer, 사탄)의 아들인 마몬이 인간계에 침입하여 악마의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런데 마몬이 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아주 강력한 영매의 몸으로 들어가야 하고 이 세계로 넘어오기 위해서는 천상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정된다. 악마의 아들이 태어나기 위해서 천상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설정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여하튼 소재는 그렇다. 마몬이 반악마 발타자르가 제공하는 강력한 심령술사 이사벨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안젤라는 자신도 이사벨과 같은 능력을 받았지만 그것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억눌렀는데 결국 이사벨을 보호하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녀의 요청에 따라 콘스탄틴은 임사체험을 통해 안젤라의 초능력을 다시 일깨운다.
콘스탄틴은 발타자르로부터 마몬이 예수의 옆구리를 찌른 롱기누스 창을 얻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런데 안젤라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갑자기 납치되어 이사벨이 있던 병원으로 이송되는데 이는 마몬이 지구 진입을 위한 창구로 안젤라를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콘스탄틴은 천사 가브리엘과 접촉하는데 가브리엘은 인간에 대한 신의 편애와 그들이 다른 어떤 종과 달리 쉽게 용서를 받는 것을 한탄한다. 가브리엘은 지옥을 이 땅에 가져온다면 살아남은 사람들이 회개와 믿음을 통해 진정으로 신의 사랑에 부응한다고 말한다.
영화는 복잡하게 전개되지만 가브리엘이 마몬의 강림을 주도하는데 이를 막을수 없게 되자 콘스탄틴이 자살을 선택한다. 이때 루시퍼가 개인적으로 콘스탄틴의 영혼을 받기 위해 도착하는데 콘스탄틴은 루시퍼에게 가브리엘의 야욕을 알려주며 잘못하면 이세상을 아들 마몬에게 빼앗기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영혼을 바칠테니 이사벨의 영혼을 천당으로 보내달라고하자, 루시퍼는 그 제의를 받아주고 마몬을 지옥으로 돌려보낸다. 한편 가브리엘이 루시퍼를 공격하려 하자 천사의 날개가 타버린다.
그리고 콘스탄틴의 영혼을 빼앗으려는 순간, 그의 희생을 신이 인정하여 천국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그의 영혼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루시퍼가 급히 콘스탄틴의 폐암을 치료해주고 세상에서 더 살게 만들어준다. 얼마 후, 금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콘스탄틴은 안젤라에게 롱기누스 창을 숨기도록 맡긴다.’
다소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하지만 「콘스탄틴」이 큰 화제를 모은 것은 지옥의 모습을 화면에 삽입했다는 점이다. 지옥이 화면처럼 만들어져 있다면 생각보다 아름다운 곳이라며 크게 놀랐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여하튼 지옥 모습을 용감하게 화면으로 제시했다는 자체는 큰 호평을 받았다.
더구나 「콘스탄틴」의 주제가 신과 악마의 이야기임에도 큰 틀에서 금연을 주제로 했다는 점이다. 콘스탄틴이 폐암에 걸린 것은 담배 탓이며 영화 마지막에는 담배를 끊었다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금연 운동이 일어나 담배피우는 사람은 살인자와 다름없다는 말도 있을 정도였지만 천사와 악마 싸움에서 담배가 악당 중 악당으로 나오는 것에 반론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콘스탄틴」이 갖고 있는 큰 주제의 틀은 바로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 롱기누스가 찌른 창이다. 여기에서 롱기누스 창은 루시퍼의 아들인 마몬이 지구를 장악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로 나온다. 그만큼 지구인에게 영향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데 나폴레옹이 롱기누스창 확보에 집착했고 아돌프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자체가 롱기누스 창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현재 롱기누스 창이라 알려진 것은 성배의 200여 개에는 못 미치지만 대체로 10여개로 알려지며 비교적 큰 명성을 갖고 있는 것도 4개나 된다. 그런데 교황청은 어느 것이 진본이라고도 확인하지 않지만 창을 갖고 있는 4곳에서는 롱기누스 창의 진본이라는 충분한 내력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는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의 돔 아래에 있으며 터키가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후 1492년 교황 이노센트 8세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비엔나의 호프부르크 궁전에 전시되고 있으며 성 모리스의 창으로도 잘 알려졌는데 이 창은 나폴레옹, 아돌프 히틀러가 집착한 성유물로 유명하다. 또 하나는 아르메니아의 바가르샤파트(Vagharshapat) 수도원에 있으며 마지막은 안티오크의 대성당에 있다.
이 창들 중 어느 것이 예수의 옆구리를 찌른 진본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를 차례로 설명한다. 각 롱기누스 창이 그만큼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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