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의 선택적 피로현상>
학자들이 후각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자 학자들은 후각정보 역시 시각정보처럼 몇 가지 기본 값의 조합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무어 박사는 38개의 원취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자들의 시도는 실패했다. 간단한 예로 새콤한 레몬 향기는 다른 어떤 과일 향기를 섞어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후각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인간이 두 발로 서서 걷게 되면서, 코가 땅 위에서 떨어진 만큼 인간의 후각도 쇠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외국에서 살아 본 사람들이 평소에 김치를 먹고 살기 때문에 항상 주위에 냄새가 퍼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특히 손님을 초청이라도 할 량이면 몇 일 전부터 김치 냄새 등을 제거하기 위해 부산을 떨며 김치 등을 먹지 않기도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곧바로 김치 냄새를 알아챈다. 그것은 여행을 떠났다가 몇 일 만에 집에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김치 냄새를 느끼는 이유이다. 바로 후각의 선택적 피로현상 때문이다. 냄새의 존재는 파악하는 후각의 능력은 매우 뛰어나 썩은 계란에서 나는 냄새는 공기 1리터당 0.00018mg만 들어 있어도 감지한다.
냄새에 대한 민감성은 개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냄새에 민감하다고 알려진다. 선천적으로 특정 냄새를 맡지 못하는 사람도 약 5~10퍼센트에 달하는데 이는 남자가 여자보다 4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 중의 화학물질 농도(자극의 강도)와 우리가 느끼는 감각의 세기에는 베버-페크너 법칙이 적용된다. 베버-페크너 법칙이란 우리가 느끼는 감각의 세기(S)와 외부적인 자극 강도(X)사이에 지수관계가 있다는 것이다(S = alogX). 예를 들어 악취 물질을 99퍼센트 제거하더라도 1퍼센트의 악취물질은 30퍼센트의 악취강도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후각은 ‘선택적 피로현상’이란 특성을 갖고 있어 동일한 냄새를 맡고 있으면 매초 2.5퍼센트씩 후각의 민감성이 감퇴해 1분 이내에 약 70퍼센트의 민감성을 상실한다. 물론 후각이 둔감해지긴 하지만 30퍼센트의 민감성은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히 못 느끼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지독한 냄새라도 어느 정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 즉 순화된다는 것을 인간생활에서 매우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모든 가정이 김치를 갖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한국 전체가 김치냄새로 진동하지 않는 이유다.
<소금 문제>
김치가 갖고 있는 지적 사항으로 가장 크게 대두되는 것이 소금 함량 문제이다. <나무위키>는 통설로 소금이 100g당 646mg에 달하는데 이는 짠 것으로 유명한 스팸보다 100mg 정도 더 들어있다고 적었다.
기본적으로 비교적 한국인들이 짜게 먹는 것은 한국인의 식습관과 연계된다. 과거 밥과 반찬을 함께 많이 먹었는데 반찬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므로 반찬에 간을 강하게 했다는 것이다. 젓갈, 김치, 장류 등 짭짤하면서감칠맛으로 유명한 아미노산의 맛이 나는 음식을 통해 밥을 먹기 쉽게 했는데 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열량을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과거에는 냉장고가 없던 시절 장기 보존을 생각하면 소금을 많이 넣는 것은 상식이나 마찬가지다.
여하튼 심지어는 심심하고 싱거운 맛이 양반 혹은 고급 음식 취급을 받기도 했는데 이는 역으로 말하자면 서민 음식들은 대부분 전체적으로 간이 강했다. 이는 김치뿐만 아니라 장류에도 해당된다. 학자들은 현재도 경제적으로 다소 뒤떨어지는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들의 음식이 짜다는 것을 같은 이유로 설명한다.
이런 식생활이 과거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현대에는 밥량은 점점 줄어들고 반찬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를 볼 때 과거의 식탁에 소금의 함량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는 전통식으로 만들어지는 국, 찌개, 밑반찬 등에 모두 해당된다.
그렇다면 소금량을 줄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런데 일반 반찬들은 소금량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만 절임류들은 소금량을 줄이면 보존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단적으로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춘 시판 젓갈류는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으면 상한다. 염분을 과거보다 다소 적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장 김치는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장 염도가 낮으면 배추를 절여도 쉽게 숨이 죽지 않고, 김치를 담근 이후에도 빨리 상한다.
학자에 따라 배추에 많이 포함된 칼륨이 나트륨 흡수를 방해해서 전체 나트륨 양에 비해서는 덜 해롭다는 주장하기도 하나 김치 고유의 맛을 내기 위해 절대적인 소금량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다소 놀라운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되었다. 김치 한 포기가 1일 권장량의 40배 또는 두 쪽만 먹어도 1일 권장량이라는 이야기는 너무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저염김치의 1일 염분량은 270mg 수준으로 1일 권장량의 14% 근처이며 시중 김치의 평균 수준인 740mg은 37%, 전체적인 평균 김치 섭취량을 토대로 계산했을 때는 500mg으로 25%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북미 지역의 소금 섭취량과 비교했을 때 북미인들이 치즈로 먹는 소금량이 김치에서 섭취하는 소금량보다 40%가량 더 많다는 점이다.
학자들은 절대량을 따지자면 김치의 염분이 높은 수준이지만 다른 고염분 식품들과 비교할 때 김치가 그렇게 고염분 식품은 아니라는 뜻이다. 더구나 한국인들의 식단에서 김치국이라해도 여러 종류의 김치를 함께 먹는다. 이는 김치를 요리하면서 추가로 소금, 간장 등을 투여하는 것이 기본이므로 보다 고염분이 됨은 물론이다.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의 염분 섭취가 적당하냐에 대한 정설은 중구난방일 수밖에 없다. 지나친 극단은 좋지 않다는 점에선 두 말할 나위가 없지만 '어느 정도'가 가장 좋은가는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WHO 등의 권고안이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는 점도 혼동을 준다.
더욱 놀라은 것은 일부에서 극단적인 저염분을 주장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고염분 건강법을 주장하는 측도 있다. 한마디로 전문가 집단이나 생산회사 등 사이에서 애꿎은 사람들만 혼란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김치의 고염분만 한국 식단의 악당이라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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