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3대 성유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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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배의 비밀 - 아서 왕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성배(1)

모든 종교의 성스런 유물들이 신비적인 환상을 자아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성유물에도 급이 있는데 제1급 유물은 성인 자신의 유골을 뜻하며, 2급 유물은 성인의 의복 또는 소유 물품 등을 뜻한다. 기독교라 다를 바 없지만 예수와 직접 관련되는 다음 세 개는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다.

 

① 성배(Holy Grail)

예수의 최후의 만찬(푸루브스 그림)

② 롱기누스 창(Holy Lance)

 

예수의 옆구리를 찌르는 로마 백부장 롱기누스

③ 수의(Shroud of Turin)

 

토리노 수의

 

성배는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셨던 잔이며 롱기누스 창은 로마 백부장 롱기누스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옆구리를 찔렀던 창이다. 수의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를 아마포로 싼 천으로 세 개 모두 예수와 직결되므로 기독도계에서 가장 중요한 성물 중 성물이다.

이들 모두 전설에 전설을 갖고 있는데 서양사에서 성배처럼 많은 이야기를 만든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예수의 성배에 관한 얘기는 성경 <마태복음>ㆍ<마가복음>ㆍ<누가복음>ㆍ<베드로서> 등에 기록된 최후의 만찬에서부터 시작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해리슨 포드 주연의 「인디아나존스」시리즈 1, 2, 3편은 모두 1980년대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1위를 했을 정도로 큰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 더구나 대중 취향의 오락성 높은 액션 어드벤쳐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제1편 「인디아나존스, 잃어버린 성궤의 추적자」는 아카데미 편집상, 시각효과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미술상 5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음악상에 지명되어 뛰어난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이후 어드벤처 분야에서 바이블이자 교과서로 인용되는데 그의 전용품인 중절모와 채찍은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이며, 2017년 <엠파이어>지에서 선정한 영화사 최고의 캐릭터 100선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인디아나존스와 최후의 성전

이중 3편 「인디아나존스와 최후의 성전(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은 최후의 만찬에 예수가 사용하고,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 흘린 예수의 피가 담긴 전설의 잔. 즉 성배(Holy Grail)에 관한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모험심이 많았던 인디아나 존스는 13세 보이스카우트 시절인 1912년 도굴꾼이 16세기경에 제작된 코로나도 십자가를 훔치는 것을 보고 그것을 막으려 하지만 아버지 헨리 존스 박사의 무관심으로 실패한다. 세월이 흘러 고고학자로 성장한 인디아나존스는 1938년 포르투칼 해안의 풍랑이 요란한 어느 배 위에서 어린 시절 놓쳤던 보물인 십자가를 포르투갈에서 되찾는다.

자신이 재직 중인 바네트 대학교로 돌아온 그는 오래전에 도착한 소포를 발견하는데, 아버지의 일기장이다. 그는 고유물 전문가인 도노반을 만나는데 도노반은 자신이 앙카라 북쪽에서 발견한 반쪽짜리 석판을 보여주며, 아버지의 일기장을 토대로 나머지 반쪽 석판을 찾으면 아리마데 요셉이 갖고 있었다는 성배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헨리 존스는 성배의 위치에 대한 단서를 찾던 중 행방불명됐는데, 인디아나존스는 아버지가 나치에게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탈리아 베니스로 달려가 나치 여자 고고학자 엘사 슈나이더를 만나 아버지가 오스트리아의 브룬발트 성에 갇혀 있는 것을 알고 그를 구해낸다. 이들 부자는 성배가 숨겨져 있는 서아시아의 오지로 가는데 그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유명한 요르단의 페트라다.

 

영화 인디아나존스에서 성배가 보관된 페트라

페트라의 관문을 통과한 인디아나 존스는 수백 년 동안 성배를 지켜온 늙은 십자군 병사를 발견한다. 그는 전시된 성배 중 진짜 성배가 있는데 가짜 성배에 성수를 담아 마시면 급격히 노화되고 결국에는 재가 되어 사망하며 더불어 노화할 때 입고 있던 옷도 사라진다고 말한다. 동참한 도노반은 가장 화려한 황금잔에 성수를 담아 마신 후 재로 변하지만 인디아나존스는 현명하게 가장 투박한 나무잔으로 물을 마시는데 십자군 병사는 그 잔이 진짜라고 하며 불사의 존재가 되었지만 그 대신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한다.

성배로 아버지의 상처를 치료했는데 엘사가 성배를 탈취하자 인디아나 존스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십자군 병사의 도움말을 무시하고 밖으로 나가자 성전이 붕괴한다. 엘사가 갈라진 틈에 빠지는데 인디아나존스가 그녀를 구하려고 했지만, 엘사가 성배를 잡겠다고 고집부리다 떨어져 죽고 결국 인디아나존스와 아버지는 성배를 포기하는 대가로 살아난다.’

 

성배는 목수였던 예수의 잔이므로 매우 볼품없이 보이는 나무 컵으로 묘사되는데 성배가 왜 이렇게 중요하게 여겨지는가는 간단하다.

예수가 부활한 후 감옥에 갖혀있는 아리마데 요셉에게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성배를 주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잔을 나에 대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자격이 없는 자는 이 잔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하라. 이 잔을 바라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자는 모든 슬픔을 위안 받을 것이며 모든 고뇌에서 해방되고, 병 고침을 받으며, 배고픔과 목마름이 채워지리라.”

 

여기에 「인디아나존스」처럼 성배에 성수를 담아 마시면 불사의 몸이 되는 것은 물론 성배를 가진 사람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갖고 싶지 물건이 아닐 수 없다.

<성배의 기원>

예수의 중요한 성유물로 인식되는 성배는 그동안 소설, 그림, 조각,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서 주요 소재로 사용되어 기독교 신자는 물론 전설과 신화,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성스러운 이야기의 산실로 부족함이 없다. 사실 예수의 피를 담았다는 성배를 한 번 만지거나 보기만 해도 병을 낫게 해준다는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성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불사신이 되고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불러일으킨다는 말은 양념이다.

성배가 그토록 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은 각자의 종교관, 세계관, 심지어 국가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진본이라고 설명되는 성배가 200개나 넘는다는 말에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일이다. 특히 성배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성배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원래 배(杯)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알려진다. 그러므로 몇 가지 특이한 형태를 띠는데 예를 들면 창(槍, 남성), 그릇(여성) 또는 창과 그릇이 합한 형태를 보인다. 그런데 이런 형태를 기본으로 하는 모양은 여러 가지로 신성한 물건은 각 지역마다 다르게 설명된다.

많이 인용되는 켈트 신화에서는 기적의 힘이 스며든 그릇, 접시, 황금 그릇, 접시, 은 대야 등으로 그릇 모양은 거의 모두 포함된다. 물론 예수가 최후만찬에 사용했고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 예수의 피와 땀을 모으는 데 사용된 컵을 진정한 성배로 정의된다. 특히 최후의 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셨으므로 포도주와 연계되며 놀라운 광채를 발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또한 성배는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어진다. 기본적으로 순수한 돌로 만들지만 이후 유리ㆍ청동ㆍ은ㆍ금을 사용하여 점차 고급화해간다. 다이아몬드나 진주를 입힌 성배도 볼 수 있다. 현재 성배로 말해지는 물건들의 형태도 각가지임을 알려준다. 성배가 여러 형태인데다 여러 재료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현재 성배로 알려진 것들의 형태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 사용했다는 성배는 차원을 달리한다.

성배(Grail)은 라틴어(Gradalis)에서 파생되었는데 영어로 ‘신성한 잔(Holy Grail)’ 또는 ‘칼리스(Chalice)’, 스페인말로는 ‘칼리즈(Caliz)’로 불린다. 칼리스는 성찬식 때 사용하는 컵이란 의미이다. 중세소설 『퍼시발(Percival)』을 쓴 프랑스 작가 크레티앙 드 트로이(Chretien de Troyes)가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중세시대 도미니카 수도사인 자코포 다 바라쩨(Jacopo da Varazze)가 특히 이 단어를 널리 알렸다. 한마디로 기독교에서 설명하는 정통 성배는 예수가 최후의 만찬 때 사용한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성배의 역사는 유대인과 기독교사에서 매우 오래전부터 알려진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30년대 말 유대인이 독일 나치의 탄압을 피해 외국으로 도망갈 때 자신의 가방 속에 가장 소중히 간직했던 물건이 성배였다.

현재 이스라엘을 상징한다고도 말해지는 형상은 일곱 촛대인 메노라(Menorah)다. 그런데도 성배가 유대인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것은 바로 ‘성배=민족사=가족사’라는 유대인 특유의 믿음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안식일, 즉 매주 일요일 저녁에 성배를 앞에 두고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이는 철저한 의식으로 진행된다. 더불어 성배는 유대인 가족사의 상징으로 자자손손 대물림한다. 한마디로 가보(家寶)로 한국의 족보와 같은 위력을 보인다. 대부분 장남에게 대물림하지만 장남 이외의 아들은 결혼하는 즉시 자신의 성배를 따로 만들어 후손에게 대물림을 한다.

 

영화 인디아나존스의 나무성배

유대인들이 이와 같이 철저하게 성배의식을 고수하는데 성배 숭앙의 기원은 대체로 모세가 이스라엘인과 함께 이집트에서 탈출한 ‘출애급’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주장은 성배 의식으로 식사 전에 성배에 담긴 포도주를 조금 마신 뒤,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땅을 허락하신 신에게 모든 영광과 찬미를 올린다’라는 내용의 기도를 올린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안식일의 성배의식이 예수가 태어나기 오래 전부터 유대교에서 행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수가 최후의 만찬을 시행한 것도 원래 유대인들이 행해오던 안식일 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예수가 사용한 성배는 단순히 최후의 만찬을 위해 갑자기 만들어 등장한 포도주잔이 아니라 과거부터 전해져 내려온 잔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예수가 사용한 성배도 유대교인들이 과거부터 사용해왔던 ‘대물림용 성스러운 잔’을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 사용했다는 뜻이다.

이 말은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 사용되었던 성배가 이후에도 계속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분명하며 파괴될 성질이 아니므로 적어도 유대인의 믿음을 볼 때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 진본 예수의 성배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